2023년 9월 책 리뷰
문득 책을 읽더라도 기록하면서 읽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. 개인 노트에 적기에는 동기가 부족해서 잘 안쓰게 되기도하고, 막상 나도 잘 안읽고 해서 퍼블릭한 블로그에 독서기록을 짤막하게라도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. 따로 블로그를 만들까 했지만, 이 블로그가 100% 개발블로그도 아니니까..여기에다 써도 되겠다 싶었다. 아무튼 내가 읽는 활자들을 그냥 그대로 흘리지 않고 소화해내고 싶다ㅎ.ㅎ
1. 인생의 역사 - 신형철
어떻게 이런 글을 쓰고 이런 생각을 할까 싶을정도로 문장이 하나하나 다 아름답고 좋았다. 평소에 시는 잘 읽지 않았는데, 이 책 덕분에 좋은 시들도 많이 알아가서 너무 좋았다. 대학생 때 에밀리 디킨슨의 시를 정말 좋아했는데, 신형철이 설명해주는 디킨슨을 읽고 다시 좋아졌다. 신형철 글은 늘 여러 사랑의 뒷모습들을 참 잘 기억하고 해석하는 것 같다. 그 예리한 감수성이 정말 신기함.. (아쉽게도 문장 수집해놓은게 없음,,😇)
2. 사는게 힘드냐고 니체가 물었다 - 박찬국
니체 철학을 처음 배우는 사람이 읽기 좋은 것 같다. 다른 박찬국 교수님 책들과 마찬가지로 인생의 주 고민들에 대한 해답이나 고민해볼만한 점들을 철학자의 사상과 연결지어서 쉽게 말해주신다. 재밌게 읽었음! 이 책 읽고나서 또 다시 박찬국 교수님의 하이데거책/쇼펜하우어책도 읽으면 좋을 것 같다.
- 진정한 의미에서 행복한 인간은 고난과 고통이 없기를 바라지 않고, 그런 것들이 존함에도 불구하고 정신인 평정과 충일함을 느낄 수 있는 사람
- 인생의 의미에 대한 물음은 그런 물음이 제기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삶을 재미있는 유희처럼 살아갈 때에만 해소 될 수 있다.
- 세계는 비록 우리에게 가혹한 시련을 가할지라도 우리가 자신을 단련시키고 성숙시키도록 돕는 친구로서 나타난다. 따라서 운명을 사랑하는 사람은 세계에 감사하면서 그것을 사랑한다.
3. 더 좋은 삶을 위한 철학 - 마이클 슈어
좋아하는 미국드라마 굿플레이스의 제작자인 마이클 슈어의 책이다. 철학에 대해서 정말 쉽고 재미있게 잘 설명해주어서 좋았고 글에서도 유머가 느껴져서 재밌었음.ㅎㅎ 가벼운 철학책 읽고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기 좋을듯
- 모순을 발견하면 되돌아가 더욱 파헤치고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. 필요하면 처음 그은 선을 지우고 다른 곳에 선을 다시 그려야 한다. 우리 자신의 완결성 체계 안에서 일어나는 모순 덕분에 우리는 자기 신념과 윤리를 이해하고, 나 자신이 누구인지 진정한 결정을 내리도록 다시한번 시도할 기회를 얻는다.
- 명확한 해답도 없고 경험으로도 알수 없으며 실질적으로는 불가능한 이론상의 ‘올바른’ 결정을 내려야 하는 그 순간이 바로 실패의 진정한 가치를 볼 수 있는 때다. 언젠가 스스로 맞불을 놓을 수 밖에 없는 그런 결정을 내릴 것이다. 문제를 더 많이 곱씹고 더 많이 생각할수록 그로부터 더 많은 의미를 끌어낼 수 있다.
4. 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 - 비비언 고닉
비비언 고닉을 왜 지금알았을까!! 재작년에 캐럴라인 냅의 에세이를 읽고 느꼈던 감정들과 비슷한걸 느꼈다. (정말정말 좋았다는 뜻) 그냥 에세이를 통째로 외워버리고 싶을만큼 좋았다. 고독,인간관계,사랑에 대해서 정말 깊고 아름답게 이야기한다. 캐럴라인 냅의 글이 한 사람의 고독을 깊게 잠수하는 글이라면, 비비언 고닉의 글은 여러 사람의 고독 위를 유영하는 글 같다고 생각했다.
- 사실은 정말로 혼자 있는게 더 쉽다. 욕망을 불러일으키면서 그것을 해결해주려 하지 않는 존재와 함께 있는것 보다는, 그럴 때 우리는 결핍과 함께 하게 되는데, 극너 어째선지 참을 수 없는 일이다. 그 결핍은 가장 나쁜 방식으로 우리가 정말로 혼자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. 다시 말해 우리의 상상을 억누르고 희망을 질식시킨다.
- 내 삶을 지배하는 힘은 오직 나 자신의 생각을 꾸준히 다스리는 일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는 통찰이었다. 말로하긴 쉽지만 해내려면 평생이 걸리는 일이었다.
- 삶은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끊임없이 ‘기억하는’ 일의 연속이다.
- 편지들은 세상을 이해하고, 자신의 혼돈을 꿰뚫어보며, 쓰는 것으로부터 자신이 무엇을 느끼는지 알아내고자 한 갈망의 기록이다. 다른 종류의 내적인 추구다. 다시 말해, 지도에 없는 공간으로의 여행이다.
5. 아무튼 달리기 - 아침의 달리기, 밤의 뜀박질 - 김상민
요즘 러닝을 정말 본격적으로 하고있어서 읽은 책이다. 빠르게 읽기 좋았고, 러너로서의 미래를 엿본 것 같기도 했고, 공감가는 문장들이 많아서 즐겁게 읽었당
- 달리기는 순환의 고리를 그려가는 일이다. 우선 달리는 행위 자체가 양팔과 다리, 호흡의 끊임없는 반복으로 이뤄진다. 달리기를 취미로 삼는다는 건 이 반복의 움직임을 매일 반복함을 의미한다. 러너로서 그려나가는 궤적 역시 돌고 도는 순환의 이야기다. 10km에서 시작해 하프 마라톤, 최종적으로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하며 하나의 사이클을 완성한다. 그 뒤로는 다시 단거리로 돌아가 더 나은 기록에 도전하며 또 한번의 기나긴 여정을 시작한다.
- 달리기는 고민이 있으면 있는대로, 없으면 또 없는대로 제 역할을 다한다. 쉽지 않은 삶이지만 그래도 달리기처럼 기댈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 다행이다.
6. 인생에 한 번은 나를 위해 철학할 것 - 허유선
그냥..요즘 철학책 많이 읽은김에 또 읽어봤다. 내용은 사실 굉장히 단순하고 쉬운것들을 말하고있다. 철학책 정말 처음 입문하는 사람들이 보면 좋을듯. 위로해주는 듯한 담담하고 따뜻한 책이었다.